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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

찬양과 함께하는 삶의 이야기

삶의 성적

  • 등록일 : 2024년 6월 29일
  • 조회수 : 430

아주 어려운 일이나 어떡할 수 없는 한계치의 일에 다다르면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그대로 보여진다.

그동안 알던 모르던 포장되고 덮어왔던 모든 껍질에서 벗겨져 고스란히 내 자신의 인성과 믿음의 수준 그대로가 표면에 드러난다

나는 그래도 크게 벗어나지 않고 믿음의 규율을 지키며 어느 정도 믿음의 생활을 잘 해왔다 여기고 있었다.

하지만 최근 크게 아픔을 겪으며 내 자신을 돌아보게 되었을 때 너 이거 밖에 안되는 가짜였구나하는 인정하기 어려운 그 동안의 내 삶의 성적표를 받게 되었다.

 

항암과 작은 시술의 후유증으로 제대로 먹지도 못하고 샤워도 못한 지 4주가 지나간다.

원래 깔끔치 못했던 사람이었는지....참을 만 하다. 남들보기는 모르겠다. 나는 괜찮다.

씻을 수 있는 부분만 뜨거운 타월로 닦아내고 아 개운해하며 내 몸속 폐와 연결된 기다란 관이 달려 있는 파우치를 핸드백 들 듯 들며 목욕탕을 나선다.

조금의 식사를 하고 변기 앞 작은 카페트에 주저 앉아 변기와 얼굴을 가까이 디미는 의례식을 행하고 소파에 털썩 주저앉아 집 나간 정신을 붙잡아 앉힐 때까지 가만히 앉아 기다린다.

 

소파에 앉아 있다보니 건너편에 그 동안 물을 주지 앉아 시들시들 힘이 없이 축 널어져 있는 관음죽 화초가 보였다. 그 위에 먼지가 뽀얗게 앉은 잎들이 눈에 들어왔다. 돌봄을 잘 받지 못 하는 것 같아 불쌍해 보였다

하나 하나 닦아주진 못해 그냥 손으로 털어줄게

하면서 손으로 먼지를 쓰다듬듯 털어주고 시원하게 듬뿍 물을 주었다.

물을 주러 주방과 거실의 짧은 거리를 몇 번 왔다 갔다 하니 숨이 차다.

다시 변기 앞에 덜썩 앉아 꿀렁꿀렁 몸 속을 뒤집어 주고 다시 소파에 앉아 숨을 골랐다.

내 몸이 아무리 아파도 아픔이 내 주인이 될 수 없어

내 몸의 주인은 나야.’

기도는 걱정하지 말라고 하나님이 하게 하는거야

기도하고 나서 걱정하면 못 믿는다는 거지

이미 내 기도는 하나님이 들으셨고 나는 이 과정만 잘 이기면 되는거야 그것도 감사로.’

계속 혼자 되뇌이고 되뇌인다.

지금은 어떻게 감사할 수 있을까? 아파서 생각조차 할 수 없는데? ’

하는 물음이 올라온다.

그냥 하나님이 도우셔! 라는 마음으로 두려워 말고 그냥 받아들이면 감사가 아닐까?’

하고 자문자답하다 하나님께 울며 여쭸다.

저를 도와주세요

네 믿음대로 될지어다’. 바로 묵직한 울림이 들렸다

 

내가 믿은 만큼, 나의 믿음 딱 그만큼, 내 삶을 만들 수 있구나

이러다 나 잘못되는 거 아니야? 무슨 일이 생기면 어떡해? 하면 그만한 믿음대로 될 것이고 나의 갈 길을 그가 아시나니 그가 나를 단련하신 이후에는 정금과 같이 나오리라(욥기 23:10)

하면 그 믿음대로 되는 거구나. 나의 삶은 내가 믿는 믿음이 결정짓는 거구나

 

네 믿음대로 될지어다

다시 한번 묵직한 울림이 내 몸을 감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