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회소식
아회찬양선교재단의 다양한 소식을 알려드립니다.
찬양과 함께하는 삶의 이야기
아주 어려운 일이나 어떡할 수 없는 한계치의 일에 다다르면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그대로 보여진다.
그동안 알던 모르던 포장되고 덮어왔던 모든 껍질에서 벗겨져 고스란히 내 자신의 인성과 믿음의 수준 그대로가 표면에 드러난다
나는 그래도 크게 벗어나지 않고 믿음의 규율을 지키며 어느 정도 믿음의 생활을 잘 해왔다 여기고 있었다.
하지만 최근 크게 아픔을 겪으며 내 자신을 돌아보게 되었을 때 ‘너 이거 밖에 안되는 가짜였구나’ 하는 인정하기 어려운 그 동안의 내 삶의 성적표를 받게 되었다.
 
항암과 작은 시술의 후유증으로 제대로 먹지도 못하고 샤워도 못한 지 4주가 지나간다.
원래 깔끔치 못했던 사람이었는지....참을 만 하다. 남들보기는 모르겠다. 나는 괜찮다.
씻을 수 있는 부분만 뜨거운 타월로 닦아내고 ‘아 개운해’ 하며 내 몸속 폐와 연결된 기다란 관이 달려 있는 파우치를 핸드백 들 듯 들며 목욕탕을 나선다.
조금의 식사를 하고 변기 앞 작은 카페트에 주저 앉아 변기와 얼굴을 가까이 디미는 의례식을 행하고 소파에 털썩 주저앉아 집 나간 정신을 붙잡아 앉힐 때까지 가만히 앉아 기다린다.
 
소파에 앉아 있다보니 건너편에 그 동안 물을 주지 앉아 시들시들 힘이 없이 축 널어져 있는 관음죽 화초가 보였다. 그 위에 먼지가 뽀얗게 앉은 잎들이 눈에 들어왔다. 돌봄을 잘 받지 못 하는 것 같아 불쌍해 보였다
‘하나 하나 닦아주진 못해 그냥 손으로 털어줄게’
하면서 손으로 먼지를 쓰다듬듯 털어주고 시원하게 듬뿍 물을 주었다.
물을 주러 주방과 거실의 짧은 거리를 몇 번 왔다 갔다 하니 숨이 차다.
다시 변기 앞에 덜썩 앉아 꿀렁꿀렁 몸 속을 뒤집어 주고 다시 소파에 앉아 숨을 골랐다.
‘내 몸이 아무리 아파도 아픔이 내 주인이 될 수 없어’
‘내 몸의 주인은 나야.’
‘기도는 걱정하지 말라고 하나님이 하게 하는거야’
‘기도하고 나서 걱정하면 못 믿는다는 거지’
‘이미 내 기도는 하나님이 들으셨고 나는 이 과정만 잘 이기면 되는거야 그것도 감사로.’
계속 혼자 되뇌이고 되뇌인다.
‘지금은 어떻게 감사할 수 있을까? 아파서 생각조차 할 수 없는데? ’
하는 물음이 올라온다.
‘그냥 하나님이 도우셔! 라는 마음으로 두려워 말고 그냥 받아들이면 감사가 아닐까?’
하고 자문자답하다 하나님께 울며 여쭸다.
‘저를 도와주세요’
‘네 믿음대로 될지어다’. 바로 묵직한 울림이 들렸다
 
내가 믿은 만큼, 나의 믿음 딱 그만큼, 내 삶을 만들 수 있구나
이러다 나 잘못되는 거 아니야? 무슨 일이 생기면 어떡해? 하면 그만한 믿음대로 될 것이고 나의 갈 길을 그가 아시나니 그가 나를 단련하신 이후에는 정금과 같이 나오리라(욥기 23:10)
하면 그 믿음대로 되는 거구나. 나의 삶은 내가 믿는 믿음이 결정짓는 거구나’
 
‘네 믿음대로 될지어다 ’
다시 한번 묵직한 울림이 내 몸을 감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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