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회찬양선교재단 스킵네비게이션

 

아회소식

아회찬양선교재단의 다양한 소식을 알려드립니다.

스토리

찬양과 함께하는 삶의 이야기

향기

  • 등록일 : 2024년 1월 6일
  • 조회수 : 483

자주 보던 사람이건 처음 보는 사람이건 가끔 그 사람의 분위기가 향기로 느껴지기도 한다.

바람에 따라 스쳐오는 상큼한 레몬향이라던가 마음이 온화해지는 숲 속 같은 우디향, 그리고 자꾸 곁눈질하게 되는 이슬을 머금은 플로랼향, 그와 반대로 강인한 머스크향과 뭔가 날 듯 안날 듯 꼬질한 냄새등이 그것이다

 

지난 여름, 예전에 교회에서 알고 지냈던 자매들을 거의 10년 만에 만났다

꼬마였던 귀여운 자매들은 예쁜 고등학생과 대학생이 되어 있었다.

무용으로 하나님을 찬양하는 바디워쉽단으로 함께 하게 되어 자매들의 분위기를 파악하려고 처음으로 만나는 자리였다.

언니를 보는데 몸의 움직임보다도 살포시 사라지는 부드러운 호흡의 공기가 먼저 느껴졌다

정말 부드러운 공기에 잔잔한 허브향이 주위를 감쌌다.

그에 반해 동생은 씩 웃는 미소와 겸연쩍은 몸짓에서 겨울철 깨끗하고 조금은 싸늘한 공기에서의 상큼한 레몬향이 전해왔다.

둘 다 기분 좋은 잔향이 남는 소녀들이다.

 

어떤 사람에게서는 향기 없이 툭 쏘는 강한 공기의 흐름이 느껴지기도 하며 묵직하게 가라앉은 어두운 지하의 느낌이 나 피하고 싶기도 하다

 

꼬질한 냄새도 우리를 행복하게 할 수 있고 좋은 향기도 우리를 불안하게 만들 수 있다.

나는 촉촉히 비오는 날의 물기먹은 자연의 흙 냄새, 막 그라인딩한 원두에서 나는 여유있는 시간의 커피 냄새, 낡은 학교의 복도에서 슬그머니 내뿜는 오래된 시간의 콤콤한 냄새, 작은 도서관의 책들과 사람들의 조용한 움직임이 있는 공기의 냄새를 맡으면 아드레날린이 분비되는 듯 기분이 좋다

반대로 화려하게 차려입은 사람들이 내뿜는 뒤섞인 향수냄새와 다른 나라 음식의 강한 향신료 냄새, 밀폐된 공간 특유의 냄새등은 마음을 편안하게 하지 못한다,

 

냄새 속에는 단순한 향이 아니라 많은 의미가 담겨있는 것 같다.

냄새 속에 우리의 문화와 나의 생활이 담겨있다.

내가 먹고 자고 입고 생각하고 살아가는 패턴이 그대로 담겨 있다.

그리고 숨결을 통해 내뿜는다. 이것은 샤워로도 향수로도 감출수 없다.

에니메이션처럼 말을 하지 않아도 누구나 알 수 있게 말풍선이 달려 있어 나를 그대로 보여준다

 

내 숨결이 이 세상을 오염시키지 않기를 바란다.

내 숨결에 이 세상이 깨끗하고 따뜻하게 정화되기를 바란다

 

아주 작은 한송이 꽃의 향이 바람에 실려 바람 건너편 어딘가의 사람들에게 다다를 때 향기의 근원지를 찾아 시선을 멈추고 

미소를 짓듯이 지금 내 자리에서 내뿜는 향기와 숨결이 이 세상을 하나님 보시기에 좋은 세상으로 만드는데 작은 역할을 다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