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회찬양선교재단 스킵네비게이션

 

아회소식

아회찬양선교재단의 다양한 소식을 알려드립니다.

스토리

찬양과 함께하는 삶의 이야기

지나간 시간과 지금 이 자리

  • 등록일 : 2023년 12월 27일
  • 조회수 : 465

밤사이 따뜻한 이불 속에서 푹 자고 이른 아침 상쾌하게 눈을 떴다

몸은 찌부둥하고 아프지만 스스로 움직일 수 있으니 아주 좋아하며 차를 끓이는 동안 카톡을 확인했다.

메시지를 확인하다가 버튼을 잘 못 눌러 낯선 얼굴의 프로필 사진이 우연히 열려졌다.

누구지? 하고 보니 예전에 같이 근무했던 엉뚱 발랄한 남선생님의 부인과 딸 아이였다.

아이 얼굴에 장난끼 가득했던 아빠의 얼굴이 비쳐져 나도 모르게 피식 웃음이 지어졌다.

또 다른 예전 인연들이 갑자기 궁금해져 프로필 사진을 열어 보았다


그 때는 아이들 데리고 다니며 여행하던 엄마였었는데 지금은 할머니가 되어 손자처럼 보이는 아이의 춤 추며 

재롱떠는 모습이 그분의 프로필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얼굴이 변한 사람도 있다. 그때는 후덕했지만 지금은 아주 세련되었다

자주 눈물 흘리며 갱년기를 호소하면서 실수를 연발했던 그때의 그분과 지금의 모습은 잘 연관이 되지 않지만 

사진들을 보며 오래전의 사람들과의 추억이 몽글몽글 떠오른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프로필의 사진들은 자신들보다는 자녀들의 모습과 주변의 모습으로 대신하고 있었다

지금은 부모의 품을 떠났지만 십여년 전의 엄마 아빠와 손잡고 있던 두갈래 머리의 쌍둥이 어린 딸아이의 사진으로 

또는 환하게 미소짓는 젊었던 부모님 사진으로

또는 이세상을 떠난 배우자의 희미한 미소가 프로필사진을 메우고 있었다

 

모든 것이 영원할 것 같지만,

그래서 같이 있는 동안 미워하고 불평하고 멀리 있고 싶기도 하지만

그것도 영원하지 않음을 우리 모두 안다

 

대학생 때 크리스마스 새벽송을 아침 6까지 한 적이 있었다

밤을 꼴딱 세고 교회로 돌아왔다. 너무 피곤하다 못해 속에서 욕이 나올 지경이었다

또 다른 성탄절에는 새벽 3~4시쯤 마쳤는데도 김영호목사님은 새벽송에 대해 한참을 더 말씀하셨다

너무 피곤해서 몸이 천근만근 눕고 싶은 생각밖에 없었다. 왜 저리 말씀을 많이 하실까 꾸벅꾸벅 졸기도 하고 

그러면서 혼나기도 했다

 

그리고 그 시간은 지금은 없다

태산 같은 목사님도 안 계시고 복작 복작 떠들던 많은 형제 자매들도 떠났다

그러나 그 자리에 그 때의 목사님의 간절한 마음이 차지하고 있다

 

우리가 아이들과 함께 보내는 지금의 시간도 아이들의 기억에서는 우리 어른들과 다르게 기억될 수 있다.

왜 이렇게 해야 돼?라고 불평의 소리를 들을 수도 있다

그리고 그것 때문에 힘이 빠지고 좌절 할 수도 있다

 

하지만 목사님이 그러했듯이 많은 선대들이 그러했듯이 인내와 기도로 함께 채우고 난 뒤는 부모가 왜 그리 하였는지

선생님이 왜 그리 하였는지, 어른들이 왜 그리 하였는지를 그들의 마음에 채울 수 있을 것을 믿는다

 

새 날이 다가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