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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

찬양과 함께하는 삶의 이야기

나를 떠올리면

  • 등록일 : 2023년 8월 2일
  • 조회수 : 437

일주일에 두세번은 집근처의 작은 산이나 둘레길로 나가 운동을 하는 편이다.

한들한들 바람에 흔들리는 나무들과 여러 종류의 굵고 높고 가늘고 청량한 새의 노래소리가 나를 반기듯 참 좋다

나를 안아주듯 잎을 밑으로 늘어뜨려 줄지어 있는 나무 아래를 지날때면 하나님 감사합니다 하며 찬양을 흥얼거리게 된다

 

비오고 난뒤 땅이 약간은 촉촉한 어느날

그런 날은 사람도 별로 없어 더욱 좋다

어느 모퉁이를 도는데 부부로 보이는 한 커플이 맨발로 걸어오고 있었다

내가 가는 길은 맨발로는 잘 다니지 않는 길이라 여태까지 맨발로 운동하는 사람들을 잘 보지 못해 그 사람들이 특별해 보였다

평평한 흙길이 아니라 작은 자갈들도 많고 솔잎등 뾰족한 나뭇잎들이 있는 길이라 발이 좀 아프겠는데.. 

생각하고 지나칠쯤 그 모퉁이에서 똑같은 옷을 입은 남자 쌍둥이들이 팔랑팔랑 걸으며 나타났다

맨발이었다. 부부의 자녀들이었다.

엄마 아빠가 없었다면 이 쌍둥이가 맨발로 이 산을 걷는것을 상상이나 했을까?

엄마 아빠가 앞서서 하니 전혀 이상하다는 생각없이 자연스럽게 따라 하는 것이 비단 어떤 행동에서만 한정될까?

 

문득 거의 20년전의 기억이 떠올랐다

LA에 있는 캘리포니아주립대학교 교수님집에 3주 정도 머무른적이 있었다

일을 도와주려고 했는데 그만 며칠 몸이 아팠고 음식을 거의 먹지 못했었다.

먹을 수 있는 이것 저것을 먹어봤지만 구토만 하고 목으로 넘어가지 않았다.

교수님은 학교로 가시고 나는 아파서 집에 있었는데 문득 찬물에 말은 밥과 김치가 생각났다

내 기억에 한번도 엄마가 그렇게 해준적이 없었다. 엄마가 그렇게 먹는것도 본 기억이 없었다

기억이 없는데 도대체 어디서 생각이 난건지...

 

나는 아주 어릴적 외할머니집에서 자랐는데 할머니가 여름날이면 찬 보릿물에 밥을 말아 마디 굵은 손으로 김치를 쓱쓱

잘라 먹은 기억이 어렴풋이 난다

그게 하필이면 미국에서 생각이 난것이었다.

내가 온다고 마트에서 김치를 사다놓은 것이 있어 밥에 생수물을 말아 김치를 넣고 한그릇 뚝딱했다.

구토도 안했고 속도 편했다.

기억 저편에 있는 것이 언젠가 이렇게 쓱 올라오며 마음뿐 아니라 몸도 지배하나 보다.

 

우리의 자녀들은 알게 모르게 부모와 어른들의 모습을 보고 자란다.

그게 어떤 모습이든 자녀들의 기억속에 우리의 모습은 저장 중이다

 

나의 사랑하는 책’‘.갈길을 밝히 보이시니이 찬송은 부를때마다 부모님의 젊은시절의 모습이 떠오른다

성인이 되어 부른 횟수가 훨씬 많은데도 40년도 더 된 오랜 기억이 더 강하게 떠오른다

우리를 앉혀놓고 동그랗게 둘러앉아 가정예배를 드리시던 그 찬송의 소리가, 그 모습이 아직도 선명하다.

그리고 찬송 소리와 함께 그 추억은 부모님의 사랑으로 나를 따뜻하게 위로한다.

 

나를 가르치신 아회찬양재단 설립자이신 김영호목사님을 떠올리면 때로는 아프게, 때로는 눈물나게,

그분께 받은 사랑으로 하나님의 살아계심과 앞으로의 내가 할 일을 떠올리게 된다

 

지금 우리의 아이들은 나의 어떤 모습을 저장하고 있는 중일까?

나를 떠올리며 어떤 것으로 생각을 마무리 지을까?